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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뇌혈관 협착, 유전 가족력, 조기 발견)

명히 2026. 7. 18. 22:33

목차


    엄마가 쓰러지신 날 아침, 저는 평소처럼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두통이 있다고 하셨을 때도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죠.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병원에서 '모야모야병'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그 이름조차 생소해서 의사 선생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9년이 지난 지금,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접하고 이 글을 씁니다. 저처럼 갑작스럽게 이 병과 마주하게 되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덜 무너지셨으면 해서요.



    뇌혈관 협착, 모야모야병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모야모야병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거나 막히는 희귀 뇌혈관 질환입니다. 특히 전대뇌동맥(ACA)과 중대뇌동맥(MCA) 시작 부위에서 협착이 자주 발생합니다. 여기서 전대뇌동맥이란 이마 쪽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고, 중대뇌동맥은 언어·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옆면에 혈류를 보내는 혈관입니다. 이 둘이 좁아지면 뇌가 산소 부족을 겪게 됩니다.

    혈관이 막히기 시작하면 우리 몸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주 가느다란 측부 혈관(collateral vessel)을 새로 만들어냅니다. 측부 혈관이란 주요 혈관이 막혔을 때 혈류를 우회시키기 위해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보조 혈관을 의미합니다. 뇌 혈관 조영 영상에서 이 혈관들이 연기처럼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모양으로 보이는데, 그 모습이 일본어 '모야모야(もやもや,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양)'와 닮아 병명이 붙었습니다.

    이 질환은 동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훨씬 높은 발병률을 보입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2배 많다는 점도 특징입니다(출처: 미국 국립신경장애·뇌졸중연구소(NINDS)). 엄마가 쓰러지신 후 저도 처음 알았는데, 엄마 역시 평소 두통이 잦으셨던 분이었고 그것이 뇌혈관 협착과 관련 있을 수 있었다는 말을 나중에 들었을 때 허탈함이 밀려왔습니다.

    • 주로 전대뇌동맥(ACA), 중대뇌동맥(MCA) 시작 부위에서 협착 발생
    • 협착 보완을 위해 가느다란 측부 혈관이 생성되며 '연기 모양'으로 보임
    • 동아시아 발병률이 서양에 비해 현저히 높으며, 여성 환자 비율이 2배
    • 어린이는 뇌허혈(혈류 부족) 증상, 성인은 뇌출혈 증상이 상대적으로 더 많음
    요약: 모야모야병은 뇌 주요 혈관이 좁아지면서 측부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생겨나는 희귀 뇌혈관 질환으로, 동아시아 여성에게서 유독 자주 나타납니다.

     

    유전 가족력, 어느 정도나 걱정해야 할까

    모야모야병이 가족력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의학계에서 이미 보고된 내용입니다. 환자 10명 중 1~2명은 가족 중에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으며, 일란성 쌍둥이 연구에서는 한 명이 발병하면 다른 한 명도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엄마가 모야모야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저도 이 숫자들이 남의 얘기 같지 않았습니다.

    유전적 연관성을 설명하는 데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RNF213 유전자입니다. 여기서 RNF213이란 혈관 형성과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로, 이 유전자의 특정 변이(R4810K)를 가진 사람에게서 모야모야병 발병률이 높게 나타납니다. 한국과 일본의 가족성 모야모야병 환자 중 약 90%에서 이 변이가 확인되었습니다(출처: 미국 국립의학도서관(PubMed)).

    그렇다고 이 유전자 변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적 소인은 말 그대로 '소인(素因)', 즉 발병에 기여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며, 환경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재 의학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가족력이 있다는 사실이 곧 '나도 걸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유전적 정보를 공포의 근거로 받아들이기보다, 조기 검진의 이유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을 바꾸는 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요약: RNF213 유전자 변이가 가족성 모야모야병과 강한 연관을 보이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발병하지는 않으므로 불안보다는 정기 검진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기 발견과 치료, 알면 결과가 달라진다

    증상은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린이의 경우 울거나 뜨거운 음식을 불 때처럼 과호흡 상태에서 팔다리에 힘이 갑자기 빠지거나, 아침에 반복적으로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인은 갑작스러운 뇌출혈이나 뇌졸중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엄마도 아침 식사 후 두통을 호소하시다가 구토 뒤 쓰러지셨는데,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 전에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그냥 피곤한가 보다 하고 넘겼던 것이 지금도 후회로 남습니다.

    진단은 뇌 MRI,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뇌혈관 조영술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MRA란 조영제 없이 자기공명 원리를 이용해 뇌혈관의 형태와 혈류를 확인하는 검사로, 일반 건강검진에 선택 항목으로 추가할 수 있습니다. 가족력이 있거나 반복적인 두통이 걱정된다면, 검진 시 뇌 MRA를 추가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저도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부터는 건강검진마다 이 항목을 빼지 않고 있습니다.

    치료는 약물만으로 완치가 되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혈류를 돕는 약물을 사용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혈관우회술(bypass surgery)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혈관우회술이란 좁아진 뇌혈관 대신 두피나 다른 부위의 혈관을 뇌에 직접 연결해 혈류를 확보하는 수술입니다. 조기에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일상생활을 거의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술 후에도 4~5년간 정기적인 뇌혈류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빠른 발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됩니다.

    요약: 어린이는 과호흡 시 마비, 성인은 뇌출혈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뇌 MRA로 조기 발견하고 혈관우회술로 치료하면 예후가 크게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야모야병은 반드시 유전되나요?

    A. 반드시 유전되는 병은 아닙니다. 환자의 약 10~15%에서만 가족력이 확인되며, RNF213 유전자 변이가 있더라도 발병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전적 소인은 위험 요소 중 하나일 뿐이며, 환경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Q. 부모가 모야모야병이면 자녀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관찰이 권장됩니다. 성인의 경우 건강검진에 뇌 MRA를 추가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며, 자녀는 반복적인 두통, 팔다리 힘 빠짐, 아침 구토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신경과 또는 소아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모야모야병은 어느 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나요?

    A. 뇌혈관 수술이 필요한 경우 신경외과에서 치료를 담당합니다. 다만 두통이나 감각 이상 등의 초기 증상 단계에서는 신경과에서 먼저 평가를 받고 필요시 신경외과로 연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통의 원인이 반드시 혈관 문제가 아닐 수 있으므로, 신경과 초진을 먼저 권장합니다.

     

    Q. 모야모야병 수술 후에도 재발하나요?

    A. 혈관우회술을 통해 혈류를 확보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병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 후 최소 4~5년간 정기적으로 뇌혈류 상태를 추적 관찰해야 하며, 이 기간 동안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예후를 좌우합니다.

     

    결론

    모야모야병은 이름이 생소할 뿐,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저도 그것을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잃고서야 알았습니다. 가족력이 있다는 사실이 공포여서는 안 되고, 검진의 이유가 되어야 합니다. RNF213 유전자 변이가 있든 없든, 반복되는 두통이나 신체 마비 증상이 있다면 흘려듣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엄마가 아프다고 하셨던 그 아침을 다시 되돌릴 수 없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조금이라도 더 일찍 움직이셨으면 합니다.

    건강검진 때 뇌 MRA 항목 한 번 더 살펴보시고, 자녀가 반복적으로 두통을 호소하면 꼭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조기 발견이 결과를 바꿉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nurjeans/223826603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