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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생활을 하는 성인의 80%가 일생에 한 번은 HPV에 감염된다는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멍했습니다. 막연히 '조심하면 되는 병'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그제야 실감했습니다. 둘째를 낳고 나서 자궁경부암 검사를 한 번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았습니다.
자궁경부암, HPV 원인
자궁경부암은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게 밝혀진 암입니다. 핵심은 HPV, 즉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입니다. 여기서 인유두종 바이러스란 피부와 점막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현재까지 100가지가 넘는 유전자형이 확인된 매우 흔한 바이러스를 의미합니다.
그중에서도 자궁경부암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건 고위험군 HPV입니다. 특히 16형과 18형이 문제인데, 이 두 유형이 자궁경부암 전체 사례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국립암센터).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원인이 이렇게 특정되어 있는 암이라는 게 오히려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바이러스는 주로 성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됩니다. 워낙 전파력이 강해서 성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앞서 말한 대로 성인의 80% 정도가 평생 한 번은 감염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제가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일부 설명에서 성관계 상대 수나 성생활 시작 시기만 강조하다 보면, 마치 개인의 행실 문제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데 그건 아닙니다. HPV는 그만큼 보편적인 바이러스이고, 감염 자체가 누군가의 잘못을 뜻하지 않습니다.
다행인 건, 감염이 곧 암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면역체계가 건강하게 작동하면 바이러스는 1~2년 안에 자연적으로 소실됩니다. 문제는 고위험군 바이러스가 소실되지 않고 남아 세포 변이를 일으킬 때입니다. 흡연은 이 과정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인데, 담배의 유해 성분이 면역력을 떨어뜨려 바이러스가 더 오래 머물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 고위험군 HPV(특히 16형, 18형) 지속 감염
- 위험을 높이는 요인: 흡연, 면역력 저하, 지속적인 HPV 감염 상태
- 감염자의 대부분은 1~2년 내 자연 소실, 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소수
검사방법
자궁경부암은 정상 세포가 침윤암으로 바뀌기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립니다. 이 말은 뒤집어 보면, 그 긴 시간 안에 발견할 기회가 충분히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읽고 '그러면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그냥 흘려보낸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솔직히 마음이 좀 불편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검사는 두 가지입니다.
자궁경부 세포진검사 (Pap smear)
자궁경부 세포진검사(Pap smear)는 자궁경부 표면의 세포를 작은 솔이나 면봉으로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세포진검사란 세포의 형태와 구조를 육안이나 현미경으로 확인해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병리 검사를 의미합니다. 검사 비용이 낮고 절차가 간단하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용으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현재 국가 암 검진사업을 통해 만 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이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이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막상 예약하려면 귀찮고 산부인과 자체가 조금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계속 미뤄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핑계였습니다.
다만 이 검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위음성률이 다소 높다는 점인데요. 위음성이란 실제로 이상이 있음에도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를 뜻합니다. 표본 채취 과정에서 병변 주위 세포가 제대로 묻어나오지 않거나, 판독 과정에서 비정상 세포를 놓칠 때 발생합니다. 그래서 세포진검사만으로는 100%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HPV 검사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
HPV 검사는 현재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지, 감염되었다면 어떤 유전자형인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면봉으로 자궁경부 세포를 채취한 뒤 PCR 검사로 바이러스 유무와 구체적인 유전자형 번호를 확인합니다. 여기서 PCR 검사란 특정 유전자 조각을 증폭시켜 극소량의 바이러스도 정확하게 검출해내는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의미합니다.
고위험군 HPV에 감염된 경우 자궁경부암 발생 확률이 약 100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검사는 세포진검사와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서 한 번 방문으로 두 가지를 모두 확인하는 게 가능합니다. 민감도가 높아 바이러스를 놓칠 확률이 세포진검사보다 낮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검사 전 1~2일은 성접촉을 피하고, 질에 삽입하는 약물도 사용하지 않아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생리 기간 중에는 검사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 발견 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둘째를 낳고 나서 아이들 건강검진 날짜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가며 챙겼는데, 정작 제 검진은 단 한 번도 그렇게 챙겨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자궁경부암에 대해 찾아보면서 그 사실이 제일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이들 예방접종 하나 빠트리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했으면서, 제 몸은 '아직 아프지 않으니까'라는 이유 하나로 계속 뒤로 밀어뒀으니까요.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습니다. 이상한 분비물이 생기거나 접촉 후 출혈이 생기는 등의 증상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나타납니다. 증상이 없다는 게 안전하다는 신호가 아니라는 걸 이번에 제대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만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2년에 한 번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앞선 10년간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이고 이상 소견이 없었다면 70세 이후에는 중단할 수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꾸준히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또한 예방 측면에서는 HPV 백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검사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염 자체를 막는 백신 접종은 더 근본적인 예방책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자궁경부암 관련 정보를 접할 때 생각보다 덜 강조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섭다는 이야기만 듣고 끝나는 것보다,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명확하게 알고 실천하는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고 나서야 비로소 행동으로 이어졌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HPV에 감염되면 무조건 자궁경부암이 생기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HPV에 감염되더라도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바이러스는 1~2년 안에 자연 소실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위험군 HPV가 소실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세포에 변화를 일으킬 때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므로, 감염 자체보다 지속 여부와 세포 변화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자궁경부암 검사는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A. 만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 세포진검사(Pap smear)를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국가 암 검진사업을 통해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검진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가까운 검진 기관을 예약하면 됩니다. 직전 10년간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이었다면 70세 이후에는 중단할 수 있습니다.
Q.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와 HPV 검사, 둘 다 받아야 하나요?
A. 두 검사는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합니다. 세포진검사는 세포의 이상 여부를, HPV 검사는 바이러스 감염 여부와 유전자형을 확인합니다. 두 검사를 동시에 받으면 위음성, 즉 실제 이상이 있음에도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를 줄일 수 있어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같은 방문에서 함께 진행할 수 있으니 담당 의사와 상담해보시길 권합니다.
Q. 자궁경부암 검사 전에 특별히 준비할 게 있나요?
A. 검사 전 1~2일은 성접촉을 피하고, 질정처럼 질에 삽입하는 약물도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생리 중에는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생리가 끝난 뒤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 사항이 간단한 편이라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결론
자궁경부암을 제대로 찾아보기 전까지, 저는 이 병을 그냥 막연한 여성암 중 하나로만 여겼습니다. 직접 찾아보고 나서야 원인이 HPV로 명확하고, 검사를 통해 충분히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백신으로 예방까지 가능한 암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알고 나면 할 수 있는 게 생깁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다음에 받아야지'로 넘기지 않으려 합니다. 국가 암 검진 대상이라면 올해 안에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를 예약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아직 HPV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산부인과에서 접종 가능 여부도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